인생에서 태도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태도에는 그 사람의 생각, 습관, 가치가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갈수록 그런 태도는 그 사람의 인격과 삶을 채우고, 다른 사람이 보는 그 사람을 정의하게 한다.
한편, 하버드대학교 정신과 교수 로버드 월딩어는 75년간의 긴 추적 연구인 ‘하버드 성인발달연구’의 결과를 발표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1) 조사 시작때 대상자들의 삶의 목표는 대부분 부와 명예였다.
2) 하지만 50세 이후가 되면 이들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조건으로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3) 사회적 연결은 유익하고, 고독은 해롭다. 좋은 관계는 몸뿐 아니라 뇌도 보호한다.
우리의 연구대상들은 젊은 시절 부, 명성, 성취를 추구해야만 좋은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진심으로 믿었지만, 우리의 75년 연구는 행복은 행복한 관계에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인간관계를 실용적으로 쓴 최초의 책으로 불리는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데일 카네기는 좋은 관계의 핵심을 상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설명한다.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고, 상대가 좋아하는 화제를 이야기하고, 상대의 눈을 맞추고, 상대의 이야기와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 등 사소한 언행의 중심을 내가 아니라 상대로 가져가는 것으로 친구와 영향력을 획득할수 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시대에서 많은사람들이 ‘플렉스’와 ‘겸손’을 오간다. 전자는 자기 PR의 시대에 자기 중심 활동으로 비교적 쉽게 생각되는 반면, 후자는 대외적 이미지를 위한 수행의 부산물이나 가식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상대를 높이면 내가 낮춰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상대를 높이면 내가 채워진다. 칭찬, 감사, 격려 등으로 상대를 인정하고 장점에 주목하면 어느새 상대도 나의 장점을 찾는다. 버려야 할 것은 그러는 사이에도 다양한 계산과 잡념에 사로잡히는 우리의 작은 마음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서 크게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고, 장기최적으로는 결국 비 오는 날과 그렇지 않는 날이 정규분포를 좇듯 약간의 성취나 다소간의 좌절이 인생을 정의할 수 없는데, 우리는 현재 작은 내 시야에 보이는 눈앞의 것들로 상대와 세상을 재단하곤 한다. 지금 이 순간이라도 판단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보는게 중요한데, 내 작은 경험과 시야가 그것을 방해하므로 유의해야 할것은 역시 상대방이 아닌 나의 마음이다.
비결은 순간에 집중하는 데 있다. 서두에 언급한 모임과 같은날 있었던 한 미팅에서 동행은 상대방의 아젠다에 깊은 공감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치있는 시간을 채우고 주선자의 입장을 배려해서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곁에서 이미 시작된 다음 일정을 생각하고 있던 나는 부끄럽기만 했다.
(사실 순간에 집중하면 모든게 해결되지만) 아울러 생각의 초점을 나에게서 벗어나게 하는게 좋다. ‘내가 겸손해져야 한다’는 나 중심의 사고 보다는 ‘상대방과 나는 같은 사람이므로 같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인간 중심의 사고, 그리고 그에따라 나오는 자연스러운 배려와 정성은 좋은 태도를 나에게 새기고, 어느새 우정을 상대와 나 사이에 쌓는다는 어려워보이는 일을 생각보다 훨씬 쉽게 만든다.
겸손해져야 한다는 말은 어렵고 추상적이다.
매순간 상대를 더 인정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공감하면, 저절로 관계도 태도도 이루어져있다.
행복과 건강한 관계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을 축적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시선과 언행이다.
우정과 신뢰는 인스턴트로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