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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의 시간 관리: 하루를 3배로 쓰는 법

해리 포터 시리즈에는 ‘타임 터너 Time Turner’란 시간을 되돌릴수 있는 목걸이가 나온다. 헤르미온느는 그 목걸이를 이용해서 동시에 여러 수업을 들으며 시간을 2배로 사용한다.

홍길동전이나 서유기에서 드래곤볼이나 나루토에 이르기까지 분신술은 늘 선망의 대상이다. 공부하면서 운동할 수 있고, 육아를 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다. 늦잠 자면서 밀린 집안일도 할 수 있는 이런 환상적인 일은 안타깝게도 아직은 불가능하다. 과거로 돌아가서 한 일은 이미 일어난 현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할아버지 패러독스 Grandfather Paradox’를 인류는 아직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잠을 줄여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 특허청에 출근하면서 부캐로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은 ‘최선을 다하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는 10시간은 자야한다’고 하기도 했고, 빌 게이츠는 ‘하루 7시간 미만으로 잘 경우 창조적이 되기 어렵다.’고도 했다. 에디슨이나 나폴레옹처럼 단시간 수면을 하면서도 문제가 없는 경우는 적정 수면시간이 짧은 유전형을 지닌 것으로 밝혀진 것으로 보아 수면을 줄여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후천적으로 도전하기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어릴때부터 잠자는 것을 꺼려했던 나는 대략 10대부터 30대까지를 1시쯤 잠들어서 6시쯤 일어나는 생활을 해왔다. 그때도 운동도 독서도 더 많이 하고 싶었지만 욕심껏 하지 못했다. 밤에 뭔가 부여잡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돌이켜보면 대부분 시간 낭비 뿐이었다. 역시 잠을 줄이는 것으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찾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루를 3배로 쓰는 시간관리법

그런데 39세 즈음부터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졌다. 하루를 3분할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아침은 ‘나를 만나는 시간’, 이른바 ‘알아차림 Mindfulness’의 시간으로 보낸다. 이른 아침 일어나면 명상 – 요가 – 운동 – 독서의 순서로 하루를 시작한다. 묵은 기운을 내보내고 새로운 기운이 들어오는, 정말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2) 그 뒤 업무가 시작된다. ‘의미있는 결과’를 축적하는 시간이다. 정말 중요한 일에 시간을 배분하고 집중하려고 애쓰고, 누구보다 소중한 동료들의 업무에서 막힌 부분은 없는지 눈 크게 뜨고 미리미리 도와주려하며 하나하나 쌓아간다.

3) 저녁 시간은 ‘의미있는 관계’를 만드는 시간으로 보낸다. 사업가부터 예술가까지, 친구, 가족, 처음 보는 분들 등 다양한 분들과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마시며 하루아침에 채울수 없는 영혼과 웃음, 고민과 우정을 주고 받는다.

비도 오고 아픈 날도 있었지만 어느덧 2월이 되면 빠짐없이 채워 만 3년이 된다. 그 동안 이 하루를 3배로 쓰는 비결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기적을 삶에 선물해주었다.

굴러다니던 몸은 통나무에서 인간통나무로 변하게 되었고, 과하고 과하던 체중도 10킬로나 줄어들었다.

아침만 되면 예민해서 주변 공기를 날카롭게 만들던 모습도 여유와 웃음을 매일같이 찾게 되었다. 놀라운 인연들이 삶을 함께 걷는 동행이 되어주었고, 나이와 배경, 직업과 상황을 초월해서 서로를 응원하며 배우는 성숙한 우정이 나날이 쌓이고 있다. 그 동안 철없게 요행을 바라곤 하던 어린 시절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쓰레드 Thread’는 프로그램에서 프로세스보다도 작은 실행 흐름의 최소 단위를 의미한다. 사람은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 ‘멀티 쓰레드’라기보다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싱글 쓰레드 Single Thread ‘에 가깝다. 그리고 우리는 단순 기계와는 달리 누구나 약하고 상황의 영향을 받기 쉽다. 추운 날씨엔 열심히 하던 운동도 가기가 싫어지고, 어제의 나쁜 기분은 오늘 할 일을 미루게 만들곤 한다.

내 하루는 내가 싱글 쓰레드임을 깨닫고 한 번에 하나씩, 매일 조금씩 순서대로 변함없이 하자고 마음을 먹자 그렇게 3배로 늘어나게 되었다.

시간은 절대적 가치가 동등하며 누구에게나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왜 시간이 가면 사람마다 다른 삶의 궤적으로 흘러가는가. 그것은 그때 그때 충실할때 시간의 상대적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루를 어설프게 보상하느라 늦게 잠들고, 아침이 되면 해야할 일의 쳇바퀴로 허덕이는 현대인을 위해 토머스 에디슨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내 최고의 아이디어들은 늘 잠을 푹 잔 후에야 나왔다.’

잘 자고, 잘 일하고, 잘 나누고, 잘 웃는 삶의 시간은 3배가 아니라 무한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Categories: CE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