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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3가지 방법

집중이 필요한 이유

스티브 잡스는 1997년 WWDC에서 “집중이란 ‘중요한 일’을 위해서 수백 가지의 다른 ‘좋은 일’에 No라고 하는 것이다. 혁신을 위해서 우리가 선택한 것들 이상으로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일들은 좋은 일이라기엔 대부분 급한 일 투성이다.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 메신저의 알람, 이메일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난제인 오늘의 점심 식사 메뉴 선정, 다른 이들의 사소한 요청 등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이 우리를 정신없게 한다.

‘업무 방해’에 대응하는 방법

인텔의 전설적인 경영자 앤디 그로브는 이런 일들을 ‘업무방해’라고 하며, 핵심은 다음과 같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에 패턴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한다.
  • 표준 대응 : 대부분의 업무방해 유형은 반복적이므로 ‘표준 대응법’을 마련하면 대응 시간도 줄이고 위임도 쉬워진다
  • 일괄 처리 : 비슷한 방해 원인을 한꺼번에 다룬다면 시도 때도 없이 생기는 일을 모아서 처리할 수 있다
  • 정보 접근성 구축 : 정보 접근성을 미리 구축하면 업무방해 요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브라운백이 업무 방해를 막는 방법

브라운백에서 복지와 보상 정책을 정하는 것은 늘 고민도 되고 중요한 일이지만, 당면 과제에 비하면 대부분 ‘표준 대응’이 필요한 경우였다. 그래서 우리는 회사의 자원을 자신의 것처럼 여길수 있는 분들로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그 분들에게 복지 정책의 우선순위를 먼저 정해볼 수 있도록 했다. 매주 있는 오픈톡(무기명 질문에 대표가 대답하는 브라운백 제도)에서 반복되던 질문들에 나는 ‘그것은 이렇게 생각되지만 커뮤니티에서 정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를 거듭했고 제도가 자리를 잡자 그런 질문들은 바로 멤버들이 커뮤니티에서 다루게 되었다. 직접 처리하니 만족도도 올라가고, 속도도 빨라졌으며, 해당 내용들의 처리 과정이 모두 공개되어 투명해졌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내외부의 미팅이 늘어나자 사라지는 시간들이 눈에 보였다. 비슷한 아젠다들의 산발적 발생, 1:1로 처리해야 할 일 등 모아서 일괄적으로 해보면 별것 아닌 일들도 일정을 잡고 아젠다를 논의하는 커뮤니케이션 코스트의 증가로 집중을 많이 잡아먹었다.

그래서 나는 특정 시간을 집중 미팅 시간으로 정의하고 해당 시간내에 언제든 빈 시간을 선택해서 필요한 분이 아젠다를 정리해서 신청하도록 해두었다. 이렇게 ‘일괄 처리’를 하기 위해서 사용한 ‘되는 시간(가용 시간만 보여주며 미팅 약속이 가능한 캘린들리(calendly)의 한국 버전)’ 서비스는 매우 유용했고, 요즘은 구글 캘린더만으로도 충분히 설정이 쉽게 가능하다고 본다. 브라운백에서도 몇 주 지나지 않아 이야기 한 적도 없지만 다들 비슷한 서비스를 이용해 일정을 잡아가는 것을 보니 뿌듯했다.

정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우리도 문제를 파악하고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에 있다.

브라운백은 여러개의 서비스를 혼용해서 데이터를 관리하다보니 기록된 것에 비해 내부 활용도는 사실 부끄러울 정도로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었다.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 업무가 눈에 보이는 회사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큰 과제였고 올 한 해 내부 혁신 과제로 지정하고, 멋진 멘토의 도움으로 함께 잡아가고 있다. 우리의 고객이 어떤 고민과 히스토리를 갖고 있는지, 우리의 서비스는 현재 어느 지점인지, 우리의 제품은 어떤 과정에 머물러 있는지, 우리의 동료는 어떻게 일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누구나 쉽게 보고 공유되는 조직에서 회색지대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사람은 한 번에 하나의 중요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집중해서 말하는것과 동시에 다른 생각을 하려고 시도해보면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몰아치는 일상의 파도에서 매번 힘들게 중심을 잡으려고 하기 보다는,
규칙적인 물결로 만들어 대응하고, 한 번에 처리하고, 사전에 알아두면 집중이 더 쉬워진다.

Categories: CE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