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이 사랑하는 브라운백의 문화
오픈톡(Open talk)
솔직한 게 언제나 옳다고 이야기 하긴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해져야 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면 말이죠.
브라운백은 ‘나답게 일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멤버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좋은 사람과 오래 함께 하고 싶은 회사를 위해서도요. 그래서 쉽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멤버들이 솔직하고 나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멤버들이 나답게 일하고, 조금 더 솔직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걸음, 오픈톡(Open talk)입니다.
오픈톡이란
언제든지, 누구나 자유롭게 익명으로 자신의 생각을 남길 수 있고, 그 의견은 일주일에 한 번 모두 모아 공유합니다. 회사 차원의 답변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표자가, 모두가 알아야 하거나 다른 멤버들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에는 “이런 의견이 있으니 모두 참고해 달라” 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고요.
2018년부터 운영해 온 브라운백의 유서 깊은 문화 중 하나랍니다.
오늘은 이 오픈톡 문화를 소개하고, 브라운백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소개해 드릴게요!
1. 익명성이 보장되는 채널을 이용합니다
회사에서 왜 솔직함이 독이 될까 생각해 보면 ‘누군가에게 찍힐 수 있다’라는 걱정 때문 아닐까요? 상대, 특히 상사에게 반대하는 말을 하면 (설령 그것이 옳은 의견이라고 해도) 안 좋은 이미지로 찍히고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될까봐 망설여지죠. 친구들 사이에서도 마냥 솔직해지기 어려운데 회사는 말할 것도 없겠죠.
그래서 누구나 거리낌없이 참여하는, 솔직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브라운백에서는 구글폼(google form)을 이용해 멤버들의 의견이나 생각을 익명으로 수집하는데요, 구글폼을 만들 때 이메일 주소 수집을 off로 하면 제출자의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제출일시와 내용 정도만 기록에 남죠. 양식을 회사가 만들긴 했지만 다른 플랫폼의 기능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역추적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2. 주제, 질문, 항목은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합니다
“무엇이든 좋으니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라고 해놓고 작성해야 하는 항목이 10개쯤 되면 어떨까요?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사례는 무엇인지, 언제까지 답변을 해줬으면 좋겠는지… 이런 질문들이 빼곡한 페이지를 보면 뭔가를 말하려다가도 입을 다물고 싶어질 겁니다. 고객 설문조사든 내부 설문조사든, 참여율을 높이려면 무조건 쉽게 구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제로 브라운백 오픈톡 페이지의 항목은 딱 하나입니다. 그것도 항목이라기보다, 입력란을 만들기 위해 넣어놓은 문장이죠. “뭐든지 물어보고 답하고 공유합시다” 이것이 끝입니다.
회사나 다른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슨 주제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됐는지 생각할 의무가 없습니다. 일단 하고 보는 거죠.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내용을 쓸까봐 걱정이 된다고요? 혹시 누가 익명으로 개인을 비방하거나 비밀을 폭로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멤버들을 믿어보세요.”
브라운백은 3년 넘게 오픈톡 제도를 익명으로, 어떤 제한도 없이 운영해 왔지만 그런 경우는 단 1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의도가 잘못 전달되지 않을까 굉장히 조심스럽게 작성하죠.
물론 개인마다 문장력의 차이는 있을 수 있고,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땐 우선 이해한 부분까지 답변하고, (방향성 차원에서) 기대한 답변이 아니라면 다시 오픈톡을 남겨달라고 합니다.
우리가 오픈톡 제도를 운영하는 목적은 나답게, 솔직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더 나은 회사를 만드려는 것이니까요.
3.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공개 답변을 원칙으로 합니다
모든 멤버들이 참여하는 성장세미나에서 “오늘은 이런 질문이 있었고, 그것에 대해 이렇게 답변드린다.” 라고요. 답변은 기본적으로 대표자가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팀 리더나 유관자가 답변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대부분의 내용은 회사나 조직 전반에 대한 질문・건의・제안사항이거든요.
그 자리에서 해결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 특히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때는 피플&컬처 팀이나 브라운백 자치 단체 격인 ‘커뮤니티’에서 아젠다로 다루고 개선합니다. 가급적 주차별로 준비중이거나 해결된 것들을 공유하고요. 현황이나 논의된 내용들이 궁금하다면 커뮤니티 스페이스에 접속해 누구나 미팅록, 현황, 예정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준 멤버에게, 회사 역시도 솔직하게 현황을 공유하는 것이죠.
마치며
브라운백의 오픈톡, 어떠셨나요?
오픈톡이 일주일 동안 단 1건도 접수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때로는 몇 주 동안 0건일 때도 있죠. 그럴 때 오히려 저희는 ‘혹시 뭔가가 잘못된 건 아닐까?’, ‘질문이나 의견이 없는 걸까 말할 수 없는 걸까?’ 고민을 하게 됩니다. 누구도 묻지 않고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건, 모든 것이 옳아서라기보다는 말을 하기 어려워서일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만큼 오픈톡은 너무나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구성원들과 회사의 도움이 없다면 지속되기 힘든 문화 중 하나랍니다.
요즘엔 1~2주에 1건씩은 오픈톡이 접수되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내심 안도해요. ‘아직 질문을 하고 따져볼 수 있는 문화가 유지되고 있구나’ 싶어서요. 또 누군가가 용기내서 남긴 그 의견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용기가 되어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