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브라운백에서는 평균 3개월에 한 번씩 회고를 하고 동료들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매번 다른 주제가 주어지고 그 주제에 맞추어 지난날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는데, 이번 회고 발표의 주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일과 삶의 주인이라… 제가 알고 있는 ‘주인’은 어떤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 혹은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주인? 술을 잘 마시는 사람 아니야?’ 정도로만 이야기했었기에 그 뜻을 정확히 정의하고 발표를 준비하고자 ‘주인’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았어요.
찾아보니 주인의 정의 중에 정말로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라는 정의가 있었고 해당 정의에 의하면 필자는 이미 일과 삶의 주인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회고를 마무리하면 좋았겠지만, 주제를 내주신 분이 원하는 ‘주인’의 정의가 아닐 것이 분명하기에 정신 차리고 다시 찾아보니 ‘주인’은 아래와 같이 정의되고 있었습니다.
주인은 제가 생각했던 정의도 있었지만 ‘집안이나 단체 따위를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는 사람’이라는 정의도 있었고, 이번 발표 주제와 비교해 보았을 때 ‘일과 삶을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가는 사람 = 일과 삶의 주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과 삶을 원하는 대로 이끌어갈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의 달성’까지 이루어내는 것이 진정한 ‘일과 삶의 주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일과 삶의 주인’에 대한 정의를 내린 후 저는 ‘일과 삶의 주인일까?’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일과 삶의 주인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거고, 아닌 거면 아닌 거지 어떤 이유 때문에 이런 애매한 결론을 내렸는지, 일과 삶 각 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일과 삶의 주인이 되었다고 느낄 때
1)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
먼저 일의 주인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분은 지금의 직장인 브라운백 입사 전과 입사 초기, 그리고 입사한지 5년이 지난 지금을 비교해 본 후였습니다.
브라운백 입사 전에도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해보고 2곳의 직장을 다녔었지만, 브라운백에 입사한 후 생산, CS, 렌탈 팀, 마케팅 등 정말 다양한 직군을 경험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비교할 수없이 다양해졌고, 이러한 과정 들을 거치면서 장애물이나 갈등을 맞이했을 때의 태도나 마음가짐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일을 진행하면서 장애물이나 갈등을 맞이했을 때 ‘장애물이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보다는 감정에 휩쓸려 막막함과 답답함에 스트레스를 받고 일은 일대로 진척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감정은 잠시 마음속 깊숙한 곳에 묻어두고 ‘무엇부터 해치울지’에 대한 고민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감정을 뒤로하고 상황을 객관적 그리고 전체로 바라본 뒤, 가장 먼저 해결할 것부터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면 아무리 크고 어려운 장애물이나 갈등도 대부분은 해소가 되었고,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전보다 더 일의 주인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 시도
다음으로 삶의 주인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분은 이전보다 다양한 곳을 놀러 다니면서 이전에는 못 해본 경험들을 하거나 새로운 취미가 생기는 등 제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이십 대에도 여행은 좋아했지만, 삼십 대가 되면서 개인 소유의 차량이 생기고 생활이 조금(정말 조금)은 더 여유로워지면서 다양한 곳들을 여행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캠핑에도 취미를 붙이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립식 블록 수집이나 축구 경기 직관 등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취미들도 하나둘씩 생기고 이전부터 해왔던 영화 관람이나 풋살 등의 취미는 꾸준히 하면서 하고 있는 취미나 즐기고 있는 문화생활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남보다는 저 자신을 위한 소비를 더 하고, 다양한 경험과 취미 생활을 하면서 이전보다 더 삶의 주인이 된 거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일과 삶의 주인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으면서도 반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이유는 어떤 것 때문일까요?
2. 아직, 일과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한 경우
1) 일의 마감기한을 지키지 못할 때
먼저 아직 일의 주인이라고 정의 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한 부분은 대부분의 일을 해결해 내고는 있으나 종종 일의 마감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 번에 하나의 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의 마감기한을 지키지 못해 크리티컬한 이슈가 발생하는 일들은 없지만, 일의 마감기한이란 저 자신 그리고 동료 더 나아가서는 고객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고 꼭 지켜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일의 효율을 늘리기 위해 혹은 저 자신의 성장을 위해 코딩,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은 계획에서만 끝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든 시작을 해야 끝이 있는 법인데, 아직은 제 자신의 욕심에 비해 많이 실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어디 가서 자신 있게 ‘일의 주인’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
다음으로 아직 삶의 주인이라고 정의 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한 부분은 이전부터 문제였던 컨디션이나 건강 관리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일과 마찬가지로 다이어트나 운동 결심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기관지가 좋지 않아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편이고 이러한 부분이 수면 부족이나 컨디션 관리의 실패로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마음먹은 것과 달리 아직 개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퇴근을 하고 나면 지친다는 핑계로 다이어트나 운동 결심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아직 개인의 삶에 있어서는 의지 + 행동력 부족으로 ‘삶의 주인’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3. 일과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한 노력
저는 간혹 하나의 목표에 꽂히고, 동기부여를 세게 받아 불타올라서 진행한다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끝을 보는 편이에요. 다만, 문제는 그렇게 불타오르기까지의 동기부여가 쉽지 않은 편이고, 그렇다 보니 시작하더라도 중간에 중단되거나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한 번 중단되면 다시 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이번에는 방식을 바꿔 시작 후 중단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 장치를 통해 어떤 목표들을 달성하는 게 좋을까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저는 작년 말에 세운 ‘비전 플레이트’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브라운백은 연말에 지난 일 년을 돌아보고 더 나은 내년을 만들기 위해 ‘비전 플레이트’라는 것을 작성합니다. 삶에서 혹은 다음 해에 집중할 가치 3~4가지를 정하고 이를 가장 잘 이룰 수 있는 수단, 그리고 그 수단을 실천하기 위한 액션플랜(선행지표)을 계획하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세웠던 요 비전 플레이트를 목표로 설정 및 수치화하고 이를 체크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목표를 달성하기도 수월할 것 같고, 중간에 흐지부지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일별 기록, 주간, 월간 등으로 시트를 구분해 기록할 수 있는 파일을 만들고 일별, 주별, 월간 등으로 기록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러 루틴 앱을 써보았지만 제가 원하는 요소들을 다 갖춘 앱을 찾지 못해 스프레드시트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앱이 있으시다면 앱 사용하시는 것을 훨씬 추천드립니다)
시트를 보시면 알겠지만 사실 매일 완벽하게 하는 것은 지키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도 매일 목표로 세운 것을 실행했는지에 대해 기록함으로써 며칠 하다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되고, 올해 중요하게 하려고 했던 목표들에 대해서 상기할 수 있게 되면서 방향을 잃지 않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 삶과 일의 주인이 되고 싶으시다면 제가 한 것처럼 본인이 삶과 일의 주인인지에 대해 돌아보고, 목표를 세우고 기록하면서 트래킹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저는 이만 중단되었던 일별 루틴 다시 시작하러 가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