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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미리 예측하는 방법 : 사전부검 Premortem

20년전에 피자 값으로 비트코인을 받은 사람이 만약 그 뒤의 미래를 알았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브라운백을 하기 전에 수행했던 여러 사업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더라면 그것들을 실제로 했을까?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은 영원한 인류의 꿈과도 같다. 범위도 광범위해서 투자나 성취와 관련한 시행착오부터, 내일 아침의 이불 킥을 부를 줄 모르고 가볍게 시작하는 술 한 잔에 이르기까지 삶의 많은 순간에서 떠오른다.

물론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수 없지만, 미래의 지혜를 빌려올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의사결정 이론의 거장 게리 클라인은 ‘사전부검 Premortem’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부검은 원래 죽게 된 이유를 조사하는 의학적인 방법이다. 사전부검은 의사결정 전에 유관자들과 함께 실패의 사전 점검이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1. 다음과 같이 가정한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1년후 실패했다.’
2. 그리고 이렇게 질문한다. ‘실패한 이유가 뭘까?’
사전부검의 효과는 강력하다. 이것은
1) 부정적인 의견을 구성원들이 부담없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들고,
2) 리스크를 미리 고려할 수 있게 하며,
3) 지나친 낙관주의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이 때 유의할 점은 혼자서는 자기객관화가 어려워서 쉽지 않고, 그룹으로 수행할 경우 이미 투입된 시간과 비용 등에 지나치게 매몰되면 어렵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실제로 브라운백에서 이런 사전부검과 유사한 활동을 몇몇 팀에서 했더니 아직 서투른데도 그때 그때 실수를 바로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프로젝트가 예상과 달리 흘러가는 것을 적시에 포착하기도 했고, 동료의 의욕이 갑자기 저하된 것을 발견하고 회복시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균형감 있는 사고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삶의 방향은 관성이 있어 일도, 관계도 생각보다 빠르게 또는 느리게 흘러간다. 미래를 단정하고 그것의 원인을 발견하는 방법은 그러한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주도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그런데 삶에서 낙관의 힘은 아주 강력해서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사람을 모으고 뜻을 함께 하는데도 좋지만 성공을 향한 지나친 확신에 빠지기 쉬운 약점이 있다. 사전부검은 이런 자기 확신을 재점검하게 하며 현실감각을 일깨워준다. 결국 모든 것은 이렇게 ‘나를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Categories: CE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