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조직은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가
조직의 구성은 목적 달성을 위한 동료의 필요성에 대한 리더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한 마디로 혼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우므로 누가 같이 해야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목적은 커녕 혼자 하면 되던 일들도 둘이 하면 잘 안되는 경우가 속출한다. 이것은 회사 전체뿐 아니라 팀 단위에서도 허다한 일이다. 메일은 엉뚱한 곳으로 가고, 뜻은 시작과 전혀 다르게 전달된다. 이 경우 자원도, 집중도 분산되고, 신뢰가 손상될때도 많다. 운 좋게 한 두번 목표 달성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피해가 많다.
오른쪽으로 가면서 왼팔만 왼쪽에 두고 갈 수 없듯이 팀이든 조직 전체든 한 방향으로 가야한다. 여러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런 한계를 느꼈던 나는 멤버들을 한 마음으로 모으는 것에 오랜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나름의 노하우를 얻었다. 조직이 커지면서 우리 회사의 팀장급들도 고민하는 바가 많아서 정리하는 김에 기록하기로 했다.
한 방향으로 달리는 조직을 만드는 방법
0. 인식 다지기: 필요가 반이다
영화 인셉션에서 마음속 깊은 인식의 씨를 심는것처럼, 왜 우리는 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우리의 집중과 역량의 분산을 막는게 왜 중요한지,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이므로 같이 일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 등 자동차 운전할때 교통수칙이 있는 것처럼 여러사람이 일할때 함께 만들어가야 할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지 않으면 후속 작업이 아무 쓸모가 없다.
이 과정에 리더들은 시간을 가장 오래 들여야하고, 대부분의 경우 다른 문제에서 원인을 찾지만 사실 이게 되지 않아서 안된다.
인식 다지기를 위한 방식으로 가장 추천할만한것은 다음과 같다.
1) 평소 멤버들의 성향 관심갖고 파악하기
2) 1:1 코칭하기
3) 4인 이하의 소모임으로 좀 길게 이야기해보기
1. 미션: 조직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TED에서 5천만뷰를 기록한 영상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 내는 법 : Golden Circle’로 유명한 사이먼 시넥은 회사의 제품을 설명할때 Why에서 출발하는 중요성을 언급하며 애플과 타 사의 컴퓨터 설명방식을 비교했는데, 이때 Why가 이 미션에 해당한다. 그는 ‘사람들은 당신이 하는 일을 구입하지 않는다. 당신의 신념을 구입한다.’라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멤버 역시 그렇다. 좋은 멤버일수록 급여와 복지보다 그 회사의 미션과 문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션이 잘 전달된 구성원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다. NGO 회사들은 박봉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장기 근속자가 많은데 가장 큰 비결은 세상에 대한 사랑과 희생을 담은 그들의 미션에 공감해서 들어온 멤버들에게 있다.
미션이 잘 설정되면 회사가 어려울때 동료에게 버틸수 있는 힘을 부여하고, 아프리카에도 선교사가 목숨을 걸고 가게 하며, 전쟁터에서 전우를 위해 목숨을 던지게 한다.
미션을 잘 설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을 추천한다.
1) 작은 조직일수록 리더의 생각이 중심이 된다. 리더 스스로의 생각을 우선 잘 정리한다.
2) 이때 삶의 가치관처럼 진심으로 믿는것이 아니면 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3) 여기에 공감한 구성원의 피드백을 참고하되 다수결로 정하지 않는다.
4) 내용이 확정되면 표현을 다듬을때는 구성원의 피드백을 충분히 반영한다.
5) 이 후 진행될 핵심가치, 비전, 업무 원칙 등은 전부 미션과 얼라인되어야 한다.
브라운백의 미션은 ‘BLMP | 하루를 즐겁게, 일상을 가치있게 /Better Life, More Pleasure’ 인데, 사람들의 생활에 행복을 전하고자 한 이 미션 덕분에 우리는 사업의 종류, 범위, 전략의 방식, 채용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서 가지를 잘 쳐내게 되었다.
인원이 어느정도 늘어날 경우 미션을 정할때 전체 워크샵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니어들이 이 회사의 존재이유에 대해 공감하는게 그리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것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데, 아이디에이션 등을 워크샵을 통해 하고 싶다면 회사에 깊은 애정을 가진 시니어들과 소수로 진행하는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