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쿵푸팬더를 보여주고 곁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최근 가중되는 어려운 환경과 사업적 난관으로 마음이 내내 답답했지만, 작은 손으로 쿵푸를 따라하는 녀석들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그런데 한참 보다보니 주인공의 ‘사부 Shifu’도 너무나 마음을 채우는 문제로 답답해하는것이 아닌가.
자신이 스스로 길러낸 수제자가 적이되어 돌아오고, 내내 기다리던 용의 전사로는 전투와는 관계없어보이는 판다가 우연히 낙점되자 ‘평정심 Inner Peace’를 계속 부르짖지만 유지할 수가 없어 어려움을 대사부에게 토로한다.
그 때, 대사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연은 없다. There is no accidents.’
판다가 용의 전사 지명식에 말 그대로 하늘에서 떨어진것도, 그의 수련법이 수련 자체가 아니라 먹는것에 대한 집착을 기반으로 하는 것도, 용의 문서가 빈 종이로 비워진것도, 주인공이 어릴때부터 궁금해했던 ‘궁극의 비법 Secret Recipe’가 없다는 것을 피난시키는 도중에 알아차리는 것도, 판다의 깨달음과 유연한 신체가 강력일변도의 적의 무공을 흡수하고 되돌려주는 것도 모두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주인공 판다 ‘포 Po’는 지명식을 가기 위해 온갖 수단을 써가며 낑낑거리다 깔고앉은 폭죽이 터져 용의 전사를 지명하는 대사부의 손가락 앞에 떨어지고, 단념시키기 위한 사부의 구박을 버티며 자신의 스타일을 찾고, 내용 없는 용의 ‘빈’ 문서를 보고도 좌절하지 않고, 국수 비법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국수가 아니라 위기와 삶으로 돌아가고, 적을 두들겨 패는것보다 자신의 강점과 승리에 집중한다.
삶에는 비법도 우연도 없다.
경기가 순환되는 것도, 금리와 물가가 오르락내리락 하는것도, 혁신제품의 개발이 예상치 못한 문제로 지연되는것도, 만남에 이별이 오는 것도, 좋은 성과 후에 어려운 사건을 마주하는 것도 모두 우연이 아니다.
우연을 기대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지만, 내일을 계획하면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된다.
눈앞의 결과를 보다보면 매일이 조바심의 연속이지만, 자신다움에 집중하면 하루하루가 배움의 시간이 된다.
다만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평정심일뿐이다.
모든 것은 변하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